크루즈 로테르담 기항지 여행, 암스테르담 고흐박물관까지 다녀온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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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크루즈의 두 번째 기항지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이었다.

배가 항구에 가까워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풍차였다.

공장과 창고가 늘어선 현대적인 항구 뒤로
커다란 풍차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오래된 네덜란드와 현대 산업도시가
한 화면 안에 함께 들어오는 풍경이었다.

크루즈 입항중 한컷, 로테르담 항구 너머로 보이는 풍차, 현대 산업도시와 오래된 네덜란드가 한 장면에 담겼다.

로테르담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

로테르담은 유럽을 대표하는 항구도시다.

하지만 이날 우리의 목적지는
로테르담 시내가 아니라 암스테르담이었다.

크루즈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이동하니
도시의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졌다.

네덜란드의 건물들은
반듯하면서도 어딘가 장난스러웠다.

마치 커다란 필통 같기도 하고,
뾰족하게 깎아놓은 연필 같기도 했다.

창문과 지붕, 건물 모서리까지
평범하게 만든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거리 곳곳에는 익살스러운 조형물도 많았다.

동물인지 사람인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건물 사이에 숨어 있는 듯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디자인 전시장처럼 느껴졌다.

마치 거대한 장난감 집을 비스듬히 세워놓은 듯한 로테르담 큐브하우스, 노란색과 파란 하늘의 대비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자전거와 운하가 만든 암스테르담 풍경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자전거였다.

다리 난간에도 자전거,
운하 옆에도 자전거,
골목 입구에도 자전거가 빼곡했다.

차보다 자전거가 먼저 움직이는 도시였다.

좁고 긴 벽돌 건물과 운하,
검은 난간 위에 세워진 자전거가 어우러지니
그제야 ‘암스테르담에 왔구나’ 싶었다.

운하와 자전거, 벽돌 건물이 어우러진 암스테르담의 일상적인 풍경.

거리에는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좁은 골목 안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상점과 카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오래된 생활공간 안으로
관광객이 들어와 함께 걷는 느낌이었다.

치즈의 나라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치즈로도 유명하다.

거리의 상점마다
동그랗고 커다란 치즈 덩어리가 쌓여 있었다.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포장까지
치즈가 마치 기념품처럼 진열돼 있었다.

평소 마트에서 잘라놓은 치즈만 보다가
커다란 원형 치즈를 통째로 마주하니
그 모습 자체가 신기했다.

치즈 전문점에서는
종류별로 맛을 볼 수 있는 곳도 많았다.

네덜란드 여행에서
치즈 가게 구경만큼은 빼놓기 어려울 듯하다.

암스테르담 홍등가, 글에 넣어도 될까

암스테르담을 이야기할 때
홍등가를 완전히 빼놓기도 어렵다.

네덜란드에서는 성인 간의 자발적인 성매매가
법적으로 허용된 직업 영역에 포함된다.

하지만 모든 행위가 자유롭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강요된 성매매와 미성년자 성매매,
인신매매와 착취는 엄격하게 금지된다.

거리에서 보았던 홍등가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관광명소라기보다
네덜란드 사회가 성매매를
어떻게 제도 안에서 관리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었다.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주민들의 생활과 종사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홍등가의 창문이나 종사자를
사진으로 촬영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직접 가본다면 구경거리가 아닌
누군가의 일터이자 생활공간이라는 점을
먼저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드디어 만난 고흐의 해바라기

이날 가장 기다렸던 장소는
암스테르담 고흐박물관이었다.

건물 외벽에 적힌
‘Van Gogh Museum’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드디어 도착한 암스테르담 고흐박물관, 간판만 보아도 마음이 설렜다.

그리고 드디어,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았다.

책과 달력, 엽서에서
수없이 보았던 그림이었지만
실제 작품 앞에 서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두껍게 쌓아 올린 물감과
거칠면서도 살아 있는 붓의 움직임.

화면으로는 보이지 않던
그림의 질감이 눈앞에 나타났다.

‘정말 이 그림을 고흐가 직접 그렸구나.’

그 생각이 들자
한동안 작품 앞을 떠나기 어려웠다.

매년 약 186만 명이 찾는 고흐박물관

고흐박물관은
고흐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 한 해에만 약 186만 명이 방문했다.
박물관이 개관한 1973년 이후 누적 방문객은
거의 5,700만 명에 이른다.

한 사람의 그림과 삶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매년 수백만 명이 찾아온다.

입장권을 사고,
숙박과 식사를 하고,
기념품과 책을 구입한다.

고흐 한 사람의 이야기가
미술관을 넘어 도시 전체의 관광과 소비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규모가 정말 경이로웠다.

우리 지역에도
사람들이 멀리서 찾아올 수 있는 이야기와 인물을
어떻게 콘텐츠로 만들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고흐의 작품을 천천히 바라보는 사람들, 미술관 안에서는 모두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기념품숍

고흐박물관의 마지막 코스는
기념품숍이었다.

해바라기와 아몬드꽃,
별이 빛나는 밤을 활용한 상품들이
가방과 문구, 식기, 스카프에 담겨 있었다.

작품을 그대로 복사해 놓기보다
현대적인 색과 디자인으로 바꾼 상품들이 많았다.

미술관에서 받은 감동이
기념품 구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였다.

‘잘 만든 굿즈는
여행의 기억을 집까지 가져가게 하는구나.’

웰컴마켓의 여수 굿즈를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는
그 어떤 매장보다 오래 눈길이 머무는 장소였다.

로테르담·암스테르담 여행을 마치며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은
같은 네덜란드 안에서도 분위기가 달랐다.

로테르담은 현대적인 항구와 건축이 인상적이었고,
암스테르담은 운하와 벽돌집, 자전거와 예술이
도시의 표정을 만들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축물을 보고,
치즈 가게를 구경하고,
낯선 도시문화를 마주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평생 한 번은 직접 보고 싶었던
고흐의 해바라기 앞에 섰다.

하루 동안 본 것은 많았지만
가장 오래 남은 것은 한 가지였다.

한 사람의 삶과 작품도
잘 보존하고 제대로 이야기하면
수백만 명을 움직이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날 암스테르담에서
내가 발견한 가장 놀라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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