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플뢰르

  • 프랑스 노르망디 크루즈 여행 | 에트르타 절벽·루앙·옹플뢰르에서 보낸 하루

    프랑스 노르망디 크루즈 여행 | 에트르타 절벽·루앙·옹플뢰르에서 보낸 하루

    프랑스 르아브르에 도착하다

    크루즈가 도착한 곳은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르아브르.

    파리까지 갈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노르망디 해안을 따라
    에트르타, 루앙, 옹플뢰르를 돌아보기로 했다.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작은 마을과 들판.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프랑스 북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풍경은 밝고 평화로웠다.

    오래된 도시의 골목과 노천카페, 햇살 아래 천천히 흐르던 루앙의 오후

    모네가 사랑한 에트르타 절벽

    첫 번째 목적지는 에트르타(Étretat).

    사진으로 많이 봤던 곳인데도
    눈앞에서 마주한 절벽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바다 위로 거대한 석회암 절벽이 솟아 있고
    그 가운데 자연이 만들어낸 커다란 아치가 있다.

    웅장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섬세했다.

    클로드 모네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이곳의 절벽과 바다를 작품으로 남겼다는 이야기가
    조금은 이해됐다. 모네는 노르망디의 해안과 에트르타 풍경을 반복해서 그렸다.

    걷다가 노천카페에 앉아
    노르망디의 크레페와 커피 한 잔.

    캬.

    유럽 여행의 행복은
    가끔 이런 순간 하나면 충분하다.ㅎㅎ


    두 번째 여행지, 루앙

    다음은 노르망디의 역사도시 루앙(Rouen).

    도시 한가운데 서 있는
    루앙 노트르담 대성당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잠시 말을 잃었다.

    돌로 어떻게 이렇게까지
    섬세한 건축물을 만들었을까.

    모네는 1892~1893년 루앙에 머물며
    시간과 빛에 따라 달라지는 대성당의 모습을 수십 점의 연작으로 남겼다.

    사진으로 보던 그림 속 건물이
    실제로 눈앞에 서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클로드 모네가 빛의 변화를 따라 수십 차례 그렸던 루앙 노트르담 대성당

    루앙에서 만난 잔다르크의 이야기

    그리고 루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잔다르크.

    겨우 열여섯 무렵 전쟁에 뛰어들었던 한 소녀가
    어떻게 그토록 무거운 역사의 한가운데 서게 되었을까.

    결국 그녀는 1431년
    루앙의 구시장 광장에서 화형당했다.

    지금 그 자리에는
    잔다르크를 기리는 성당이 세워져 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따뜻한 나무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데 이상하게 마음은 무거웠다.

    한 소녀에게
    그 시대는 너무나 가혹했다.

    성당 주변에는 카페와 식당들이 가득하고
    사람들은 웃으며 여행을 즐긴다.

    처연한 역사의 장소가
    수백 년이 지나 다시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잔다르크가 처형된 구시장 광장에 세워진 잔다르크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마지막 여행지는 옹플뢰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옹플뢰르(Honfleur).

    이곳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노르망디인데도
    마치 프랑스 남부의 작은 항구마을에 온 듯했다.

    오래된 건물과
    작은 요트들.

    항구 주변 카페와
    골목마다 자리 잡은 작은 상점과 작업실.

    그리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던 항구의 물빛.

    그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다.

    관광객이 찾아오고
    카페가 생기고
    작가들의 작업실과 작은 가게들이 모이고.

    그렇게 하나둘 공간이 채워지면서
    마을 전체가 하나의 관광지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햇살이 반짝이던 옹플뢰르의 오래된 항구와 요트들

    여행을 하며 다시 생각한 것

    옹플뢰르를 걸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무언가를 완벽하게 완성한 뒤 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어놓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조금씩 완성해가는 것.

    어쩌면 관광지는
    그렇게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인
    에트르타, 루앙, 옹플뢰르.

    하지만 그 작은 도시들은
    각자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크루즈 관광객들이
    그 도시를 찾아와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다시 떠났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또 생각했다.

    크루즈 한 척이 들어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도시 안에서 무엇을 보고
    어디에서 머물고
    무엇을 소비하게 할 것인가.

    노르망디에서
    크루즈 관광의 미래를 조금 배웠다.

    우리도 잘 키워가야지.ㅎㅎㅎ